산업단지는 국가 전력 소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적인 공간으로, 에너지 수요 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 전력 시장의 유연성과 수급 안정성이 강조되면서, 산업단지 내 전력 수요를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 시스템이 새로운 에너지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DR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개별 기업 단위가 아닌, 산업단지 전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에너지 소비 패턴이 유사한 다수의 기업들이 집적된 산업단지의 특성과 매우 잘 맞아떨어지며, 부하군 단위의 집합 운영, 고속 통신 인프라, 그리고 정산 체계의 자동화 및 투명성 확보를 통해 DR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산업단지 DR 플랫폼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주요 기술 요소와 국내외 실제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부하군 기반 운영 모델의 효율성
산업단지에서 DR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별 사업체의 전력 부하를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부하군 운영 모델’이 필수적입니다. 이 모델은 유사한 에너지 소비 특성을 가진 기업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DR 호출 시 일괄적으로 부하 감축 명령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각 사업체가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산업단지 전체 차원에서는 더 큰 수요 감축 효과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냉동창고, 기계 가공업체, 금속 처리 산업 등은 일반적으로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시간대가 비슷하기 때문에, 동일한 시간에 DR을 적용할 경우 집단적인 감축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사한 부하 특성을 가진 사업체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관리하면, DR의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 모두를 높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또한 부하군 운영은 DR 응답의 예측 가능성과 제어의 용이성을 향상하며, 산업단지 전체의 전력 수요 패턴을 분석해 DR 참여 가능 시간을 자동으로 예측하는 데도 유리합니다. 이러한 운영은 AI 기반 부하 예측 기술과 결합되며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기계 학습 모델을 통해 각 사업장의 운영 스케줄, 설비 가동 패턴, 외부 환경(기온, 습도 등) 데이터를 학습하여, 언제 DR을 호출하고 얼마만큼의 감축을 요구할지를 사전에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절전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수요관리’로 진화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도 상대적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통신 인프라와 실시간 연동 체계
DR 플랫폼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실시간 통신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산업단지 내 DR은 수십, 수백 개의 설비와 데이터를 교환해야 하며, DR 명령 전달부터 실행 확인, 데이터 검증, 정산 정보까지 신속하게 처리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고속 통신망 기반의 DR 연동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LoRa, LTE-M, NB-IoT, 사설 5G 망 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신 인프라는 게이트웨이와 센서를 통해 각 사업장의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필요시 즉시 DR 제어 명령을 전달합니다. 또한 EMS(에너지관리시스템), BEMS(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SCADA(감시제어시스템) 등과의 연계가 확대되며, 통합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신망은 단순히 전력 사용량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압과 주파수의 변동, 설비의 작동 상태, 고장 발생 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DR 운영을 넘어 전력망 전체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즉, 통신 인프라는 단순한 연결 수단을 넘어, 지능형 전력계통의 핵심 기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데이터 수집 및 제어가 가능한 IoT 기반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수동적 DR 운영에서 벗어나 실시간 예측과 자동화된 제어가 가능한 체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DR 대응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운영 정확성은 한층 더 향상되고 있습니다.
정산모델의 설계와 수익 배분 체계
DR 플랫폼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정산 모델’입니다. 참여 기업들이 DR 참여를 통해 얻는 경제적 보상이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산업단지 DR 플랫폼에서는 Baseline(기준 부하) 대비 실제 감축된 전력량을 기준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DR 이벤트가 발생하면, 사전에 예측된 수요와 실측 데이터를 비교해 감축 실적을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해진 단가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지는 구조입니다. 다시 말해, 감축한 만큼 정확하게 정산되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어 참여 기업 입장에서도 경제적 이익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과정은 자동화된 정산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고 정확하게 운영됩니다. 또한 일부 플랫폼은 정산에 단순 감축량 외에 ‘참여율’, ‘응답 속도’, ‘이행 정확도’ 등의 항목을 반영해, 보다 공정하고 세분화된 보상 구조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DR 운영에 기여한 정도를 반영한 보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정산 시스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참여 기업, 운영사, 전력시장 간의 데이터와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하여, 거래 내역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정산의 투명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정산 관련 분쟁을 줄이고 신뢰 기반의 DR 운영 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됩니다.
국내외 적용 사례 및 확산 전략
국내에서는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공사를 중심으로 DR 실증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산업단지 단위의 민간 DR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기 남부, 인천, 울산 등의 주요 산업단지에서는 민간 DR 운영 사업자들이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입주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공동 운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주도의 에너지 정책과 연계한 DR 클러스터 사업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자립률을 높이기 위한 수요관리 모델을 수립하고, DR 플랫폼과 연계한 지역 에너지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외 사례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Auto-DR’ 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산업단지 및 상업시설에 자동화된 DR 제어시스템을 설치해, 시장 가격 신호나 전력계통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부하를 조정하는 구조입니다. 독일, 일본, 호주 등도 지역별 DR 플랫폼을 통해 산업계 전력 수요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산업단지 DR 플랫폼은 단순히 전기를 아끼는 개념을 넘어, 산업계의 전력 수요를 효율적으로 조절하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며, 계통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부하군 기반의 유연한 운영, 고속 통신 인프라를 통한 실시간 제어, 그리고 신뢰성 높은 정산모델이 삼위일체로 작동할 때, DR 플랫폼은 실질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기술 고도화와 함께, 제도적 지원 및 민간 투자 유치가 병행되어야 하며, DR 플랫폼이 산업단지 에너지 자립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DR은 단순 수요 대응 자원을 넘어, ‘디지털화된 유연성 자원’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