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현재 전력시장은 디지털 기술 기반의 수요반응(Digital Demand Response, 이하 디지털 DR)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으며, 이 흐름은 전통적인 수요관리 방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을 요구합니다. 디지털 DR은 고급 계량기(AMI), 실시간 제어 시스템, IoT 센서, AI 기반 예측 모델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전력 소비자의 자발적인 전력 사용 조정 참여를 실시간으로 유도하고, 그 응답 결과를 계통운영에 즉각 반영하는 체계입니다. 이 구조는 크게 요금신호(Flexible Price Signal), 실시간응답(Real-Time Automated Response), 그리고 인증제도(Performance Verification System)의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설계되며, 참여자에게는 경제적 보상뿐 아니라 에너지 거버넌스 참여라는 새로운 역할도 부여됩니다.
요금신호를 통한 유연한 수요 제어 메커니즘
디지털 수요반응(Digital Demand Response) 시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요금신호(Flexible Price Signal)’입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 정보를 전달하는 개념을 넘어, 소비자의 전력 사용 행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실시간 인센티브 메커니즘으로 작동합니다. 기존의 TOU(Time of Use) 요금제는 시간대에 따라 고정된 단가를 적용하는 정태적 구조였지만, 디지털 DR 환경에서는 전력 계통의 실시간 수급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동하는 가격 신호가 제공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소비자에게 ‘언제, 얼마나, 어떻게’ 전력을 사용할지를 능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스스로 자발적인 수요 조정을 실행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냅니다.
소비자 측에서는 EMS(Energy Management System)나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등 고도화된 에너지 관리 설루션을 통해 이 신호를 수신하고, 별도의 사람 개입 없이 자동으로 부하를 제어하게 됩니다. 예컨대 대형 사무실 건물에서는 냉방기 온도를 2도 정도 상향 조정하거나, 일부 층의 조명 밝기를 줄이고, 공조 시스템의 풍량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부하를 줄입니다.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제조업체의 경우, 일정 조정이 가능한 비핵심 설비의 작동을 일시 중지하거나, 사전에 충전된 ESS(Energy Storage System)를 방전해 자체 전력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계통 부담을 낮춥니다. 이러한 자동화된 대응은 단순히 ‘전기를 덜 쓰자’는 차원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를 계통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정교한 최적화 행위입니다. 특히 EMS에 연계된 제어 알고리즘은 사전에 설정된 운영 시나리오(Scenario-based Control)에 따라 각기 다른 상황에 맞춰 다양한 부하 감축 전략을 실행할 수 있어, 실시간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모바일 앱이나 웹 포털을 통해 실시간 요금정보를 확인하고, 필요시 수동으로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선택권을 갖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요금신호 기반의 디지털 DR 구조는 전력 수요를 단기적으로 줄이는 것 이상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소비자에게 실질적 참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계통운영자에게는 실시간 수요 조정이라는 유연성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전체 전력 시스템의 효율과 안정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DR 신호가 단순한 단가 제안 수준을 넘어, 탄소배출 회피량,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 기여도 등을 포함하는 복합지표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만큼 요금신호의 설계와 전달 체계는 더욱 정교해질 것입니다.
실시간 응답 시스템과 자동화 기술의 통합
실시간 응답 체계는 디지털 수요반응(Digital Demand Response, DR) 시스템의 기술적 핵심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부하 제어를 넘어 전력 계통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전력 수요와 공급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2026년 현재,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계통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은 계통운영의 안정성 확보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실시간 응답 체계는 응답 속도와 정확성이라는 두 가지 성능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되며, 이를 위해 신뢰도 높은 자동화 기술과 예측 시스템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는 고해상도 실시간 계측 데이터 수집 단계로,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스마트 센서, IoT 기반 모니터링 장치를 통해 건물·공장·설비 단위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초 단위 수준으로 수집합니다. 두 번째는 AI 기반의 응답 가능성 예측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수요자별 부하 특성, 설비 제어 가능 여부, 과거의 응답 이력, 그리고 현재의 계통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언제', '어디서', '얼마나' 부하 조정이 가능한지를 실시간으로 계산합니다.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강화학습 기반의 알고리즘이 도입되며, 날씨·기온·시간대·요일 등 외부 환경 요인도 함께 고려됩니다. 세 번째는 실제 제어 명령을 장비에 전달하고, 그 결과를 다시 수집·검증하는 폐쇄 루프(Closed-Loop) 방식입니다. 이 구조는 응답 명령이 내려진 후 자동제어 시스템이 설정된 방식대로 설비를 조절하고,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피드백되어 다시 계통운영에 반영되도록 합니다. 결론적으로 실시간 응답 체계는 전통적인 DR 방식에서 진화한 고도화된 디지털 운영 시스템으로, 에너지 효율은 물론, 전력망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 확보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VPP(가상발전소) 집합 제어, 분산자원 통합, 블록체인 기반 정산까지 접목되며, 실시간 DR 시스템의 활용 범위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DR 인증제도의 도입과 참여 신뢰성 확보
디지털 DR의 확산을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정산 체계’가 필수적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DR 인증제도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력감축량을 단순 비교하거나 수기로 리포트하는 방식이었지만, 디지털 DR에서는 모든 응답과 제어 이력이 데이터화되어야 하며, 시스템 간 연동을 통해 자동 검증이 이루어집니다. 이와 함께, 한국에너지공단과 전력거래소는 DR 참여사업자에게 ‘응답성 등급’과 ‘장비 신뢰도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고등급 참여자에게는 더 높은 보상을 제공하거나 시장 참여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의 응답 기록 인증, 장비별 응답 이력 DB화, API 표준화를 통해 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 인증제도는 DR 활동을 ‘유연성 크레디트’ 혹은 탄소 저감 기여 점수로 전환해, 기업의 ESG 보고서나 RE100 활동과도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디지털 수요반응 시장은 기술·경제·제도적 측면에서 전력 수요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금신호는 행동 유인을, 실시간응답은 기술 실행력을, 인증제도는 참여 신뢰성을 확보하는 3대 요소로 구성된 디지털 DR 구조는 단순한 수요관리 수단을 넘어, 전력망의 실시간 최적화와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VPP(가상발전소) 연계형 DR, 분산에너지 자원 집합제어 기반 DR, AI 예측형 DR 등 다양한 확장 모델이 등장하며, 디지털 DR 시장의 고도화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