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변동성 재생에너지(VRE)의 보급이 전국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전력 계통 운영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 글에서는 ▲VRE 확대가 계통에 미치는 영향, ▲수요 변동성과 그 파급력, ▲예측·제어 기술을 포함한 대응 전략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전력 계획 담당자, 재생에너지 사업자, 에너지 정책 관계자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VRE 확대가 전력 계통에 주는 변화
2026년을 앞두고,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는 정부의 '10차 전력 수급 계획'에 따라 본격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변동성 재생에너지(VRE, Variable Renewable Energy)는 전국 단위로 설치량이 폭증하면서 계통 운영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중앙 집중형 대형 발전소의 안정적 전력을 통해 하향식으로 공급했지만, 이제는 다수의 분산형 재생에너지가 상향식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기준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이미 50%를 넘어서며, 일부 시간대에는 풍력발전만으로도 지역 전력 수요를 초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통 연계 전력의 '남은 전력' 문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제어 불가능한 출력으로 인한 전력품질 저하 및 송전망 불안정을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VRE는 날씨, 일조량, 풍속 등의 외부 환경에 강하게 의존하므로, 일정하지 않은 출력 특성을 가집니다. 2026년에는 전국적으로 태양광 중심의 남은 전력이 오후 시간대에 대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기존 전력망 설계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운영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결국, 2026년의 전력 계통은 ‘전력 공급의 충분성’이 아닌, 공급의 유연성 및 계통의 대응력이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전력망이 '얼마나 많이 공급할 수 있는가?'보다, '언제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해지는 셈입니다. VRE 확대는 단지 발전 설비의 증가가 아니라, 전력 운영 철학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요 변동성 확대와 시나리오
VRE의 확대와 더불어, 전력 수요 측의 패턴도 이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과거에는 계절별, 요일별, 산업체별 수요 예측이 어느 정도 안정적이었으나, 2026년을 기점으로 예측 불가능한 수요 변동성이 전력망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인은 전기차(EV) 충전입니다. 2025년 말 기준, 한국의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0만 대를 돌파했으며, 특히 수도권과 주요 대도시권에서는 밤 시간대 급속충전 수요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EV 충전은 기존의 야간 부하곡선을 무력화시키며, 비계획적이고 순간적인 절 부하를 형성하게 됩니다. 특히 여름철 냉방 부하와 겹치면, 일시적인 계통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산업계의 DR(Demand Response, 수요 자원) 참여도 증가하고 있으나, 실제 운영 데이터를 보면 수요 감축 시점이나 규모에 대한 신뢰성이 여전히 낮습니다. 즉, 수요 자원을 활용해 전력을 줄이는 계획은 있으나, 예측 대비 실제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로 따 실시간 계통 운영에서 DR 기반 수요 예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이러한 수요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충전 시간 분산을 유도하는 요금제 개편, EV 충전기 제어 기능의 법제화,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 의무 도입 등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요곡선 기반의 전력 계획 모델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앞으로는 비정형 수요 시나리오 기반의 복합 예측 모델로 전환이 불가피합니다.
정리하자면, 공급이 VRE로 인해 예측 불가능해진 데 더해, 수요도 고정되지 않는 이중의 불확실성이 2026년 전력망의 최대 위험입니다. 이제는 고정적 부하곡선에 맞춘 운영이 아닌, 수요 자체도 '변수'로 인정하고 실시간 대응력을 강화해야 하는 국면입니다.

예측·제어 기반의 대응 전략
VRE와 수요 변동성이라는 이중의 불확실성 속에서, 2026년 전력 계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핵심 대응 전략은 예측 정밀도 향상 + 실시간 제어 능력 확보로 요약됩니다. 이 전략의 중심에 AI 예측, ESS(에너지저장장치), VPP(가상발전소) 기술이 있습니다. 먼저, AI 기반 출력 예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2026년부터는 출력 제어 대상 발전소 중 1MW 이상 설비에 대해 기상 기반 발전량 예측 시스템 도입이 의무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기반으로 전력거래소는 사전 계통 운영 시나리오를 고도화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충남 지역 풍력단지의 실시간 예측 데이터가 AI 모델에 입력되면, 계통 운영센터는 특정 시간대에 해당 단지 출력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미리 DR 자원을 준비하거나 ESS 충전 모드를 조정해 계통을 선제적으로 조율할 수 있습니다.
둘째, ESS는 계통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자원입니다. 특히 출력 제어 회피용 ESS, 주파수 조정용 ESS, 절정 저감용 ESS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2026년에는 용도별 ESS 세부 보상 제도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ESS 투자 수익성이 향상되면, 계통 보조 자원으로서의 실질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셋째, VPP 기술은 소규모 자원을 하나로 묶어 ‘논리적 발전소’로 운영함으로써, 실시간 제어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수단입니다. 특히 다수의 ESS, 태양광, 소형 풍력을 VPP로 연계한 후, 중앙 제어 시스템에서 제어 명령을 내려 계통 상황에 따라 전력을 분산 배분하는 구조는 국지적 과부하 문제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미 경남 진주 지역에서는 한전과 민간 기업이 협업해 DR+ESS+PV 기반 VPP 실증 사업을 통해, 실제 계통 불안정 시간을 32% 단축 바 있습니다.
2026년 이후의 전력망은 ‘계획된 운영’이 아닌, ‘순간 대응형 네트워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대응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바로 AI, ESS, VPP로 대표되는 차세대 전력 인프라입니다. 이제는 설비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 보다, 그 설비를 어떻게 유연하고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가가 전력 계획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단순한 공급 확대는 답이 아니며, 실시간 최적화 능력 확보가 전력망 생존의 핵심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