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앞두고 재생에너지 시장은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중소 발전사업자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공급이 넘쳐나는 시장 속에서 발전 단가는 하락하고, 계통접속·정산·출력제어 등 운영 리스크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 규모의 태양광·풍력 사업자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 발전소 운영을 넘어 ‘연합·집합·기술기반 운영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직접전력거래(PPA) 활용전략, ▲공동 VPP 구성모델, ▲정산 시스템의 변화와 대응방안을 중심으로 중소사업자의 실질적 생존전략을 제시합니다.
직접전력거래(PPA)의 현실과 기회요인
2021년부터 국내에서도 전력구매계약(PPA)이 민간 사업자 간에 허용되면서,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한전이 아닌 ‘수요자’에게 직접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PPA는 대규모 발전소에 유리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중소 발전사업자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예를 들어, 1MW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계약 상대방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변동 가격 구조로 인해 수익성을 보장받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하반기부터 ‘집합형 PPA’ 시범 사업이 진행되면서 중소 사업자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 발전소를 하나의 계약 단위로 묶어, 수요자와 계약을 맺는 구조입니다. 예컨대, 충북 진천지역의 20개 소형 태양광 발전소가 연합하여 하나의 PPA 집합단지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과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단독 계약이 어려운 사업자는 협업을 통해 PPA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RE100 수요 기업들의 PPA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LG화학,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조달을 늘리면서, 장기 고정 단가의 PPA를 원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중소 발전소 입장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합니다. 단, 사업자는 계통접속 위치, 발전시간대, 예측 정밀도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선택받을 수 있습니다.
공동 VPP 모델: 집합형 운영이 만드는 기회
VPP(가상발전소)는 소규모 분산자원을 모아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입니다. 특히 중소 발전사업자에게는 출력 예측, 계통연계, 수요 반응(DR) 등에서 집합적 대응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남 무안 지역의 태양광 30개소와 ESS 10개소가 연합하여 공동 VPP를 구성한 후, 한전 DR시장에 참여해 연간 1.2억 원의 수익을 추가 확보한 사례는 중소사업자의 대표적 VPP 모델입니다. 이러한 공동 운영은 독립운영보다 효율이 높습니다. 첫째, 출력 예측 정확도가 높아져 계통제어에서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DR 또는 주파수조정시장(FR)에 집합 참여함으로써 정산 가능성이 확대됩니다. 셋째, 공동 운영사는 정산 대행, 데이터 수집, 법률·세무 지원 등을 통합 제공할 수 있어, 개별 사업자의 운영 부담을 줄입니다. 다만, VPP 참여 시 필요한 ICT 인프라, 계약 구조, 출력 제어 권한 분배 등은 사전 조율이 필수입니다. 특히 운영 주체(통합사업자, EPC, 통신사업자 등)와의 역할 구분과 계약 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향후 분쟁의 소지가 큽니다. 따라서, 중소 사업자는 공동 플랫폼에 참여하되, 투명한 정산 구조, 기술 지원 체계, 운영 투명성 확보를 우선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정부 역시 2025년부터 VPP 등록제 및 자격관리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므로,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산시스템 변화와 사업자의 대응 전략
전력 정산 방식은 SMP(계통한계가격) + REC(재생에너지 인증서) 구조에서 최근에는 유연성 보상, DR 정산, 출력제어 보상 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수익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중소 발전사업자에게는 수익 다변화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부터 시행 중인 ‘출력제어 보상제도’는 일정 조건을 충족한 사업자에게 출력손실에 대한 금전 보상을 제공하며, 이는 예측 정밀도, 계통 위치, ESS 연계 여부 등에 따라 보상률이 달라집니다. 이와 함께, DR 참여 자원에 대해 유효시간 내 응답성 및 에너지량 기준으로 차등 정산이 적용되어, 기술 기반 운영이 수익에 직결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산 시스템이 여전히 대기업 위주 플랫폼이나 전문 사업자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중소 발전사업자는 데이터 수집·제출, 정산 내역 확인, 계약 이행 모니터링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보상이나 수익을 놓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는 첫째,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기반 공동운영에 참여해 정산 대행을 받을 것. 둘째, 예측 정확도 향상을 위한 AI 기반 모니터링 도입. 셋째, 신재생 정산 관련 교육 프로그램(예: 에너지공단, 전력거래소 제공) 참여를 통한 역량 강화가 있습니다. 결국, 중소 발전사업자의 생존은 기술력보다 ‘운영전략’에 달려 있습니다. 개별 단위에서 시장을 돌파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연합 운영, 제도 활용, 공동 정산 등 집합 전략을 취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입니다. 재생에너지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살아남는 중소사업자는, 혼자가 아닌 함께 움직이는 사업자들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