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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생 전력망 분석(풍력비중, 계통안정, 통합)

by 정부지원금 알림 202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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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해법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는 세계적인 과제가 되었고, 유럽은 이 흐름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가장 먼저 에너지 전환을 국가 전략으로 채택하고,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전력 구조의 혁신을 시도해 왔습니다. 특히 풍력발전은 덴마크, 독일, 스페인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며 유럽 전력망 구조를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간헐성, 변동성, 예측 어려움이라는 문제가 뒤따르며, 이를 계통 망에 안정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이 필수로 요구됩니다. 유럽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저장 장치(ESS), 인공지능 기반 예측 제어 기술, 국가 간 전력 연계망 등의 다양한 기술과 제도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럽의 재생 전력 중 풍력발전의 확대 현황, 계통 안정화를 위한 기술 전략, 그리고 유럽형 전력망 통합 모델을 살펴보고, 이로부터 한국이 배울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의 방향성과 시사점을 도출합니다.

유럽 풍력발전의 비중과 성장 동향

유럽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가장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지역으로, 그중에서 풍력발전은 전력 생산의 핵심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덴마크는 2024년 기준 자국 전체 전력의 약 55%를 풍력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독일은 ‘에너지 전환(Energiewende)’ 정책을 통해 풍력뿐만 아니라 태양광, 바이오에너지 등의 다양한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전체 전력의 약 48%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은 해상풍력 개발에 집중하여 북해와 발트해 연안에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총 풍력 설비용량은 80GW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또한 유사한 속도로 풍력발전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EU 전체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2024년 기준 280GW를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빠른 성장의 배경에는 강력한 정부 정책, 민간 기업의 기술 투자, 그리고 풍부한 지리·기후 자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유럽은 연평균 풍속이 높고 해안선이 길어 해상풍력 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정부는 보조금 및 송전 인프라 지원으로 민간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확장은 전력망 운영 측면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의미합니다. 풍력은 바람이 불어야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이 일정하지 않고, 생산량 예측도 쉽지 않아 계통 운영에 큰 부담을 줍니다. 이에 따라 유럽은 고해상도 기상 예측 기술, 풍력 출력 예측 알고리즘, 그리고 시간대별 수요-공급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AI 기반 자동화 계통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풍력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기존의 중앙 집중형 전력망이 아닌, 분산형·양방향 전력망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럽은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시험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유럽 재생 전력망 분석(풍력비중, 계통안정, 통합)
유럽 재생 전력망 분석(풍력비중, 계통안정, 통합)

계통 안정화를 위한 유럽의 기술 전략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계통 안정성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동반합니다. 풍력과 태양광은 전력 생산이 자연조건에 따라 급변하기 때문에, 전력망에 순간적인 과부하 또는 공급 부족 사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유럽 각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에너지저장 장치(ESS), 가상 동기기(VSG), 수요 반응(DR) 기술이 있습니다.

ESS는 풍력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핵심 장치입니다. 프랑스는 2022년부터 전국 단위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약 500MWh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영국 또한 고속 응답 ESS를 통해 1초 이내 반응이 가능한 주파수 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런던 외곽에 설치된 300MW 규모의 ESS 단지는 풍력 출력 변동에 즉각 대응함으로써 계통 안정성을 크게 향상했습니다.

가상 동기기(VSG) 기술은 전통 발전소의 동기 발전기처럼, 인버터 기반의 풍력 발전기도 계통 주파수 안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독일은 풍력 인버터에 VSG 알고리즘을 탑재해, 급변하는 출력에도 계통 전압과 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제어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 출력 조절을 넘어서, 계통에 필요한 ‘관성’을 제공하는 핵심 기술로, 화력발전이 줄어드는 시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수요 반응 기술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스마트 계량기 보급률은 2024년 기준 약 80%를 넘었으며,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과 연계하여 실시간 요금제, 자동 부하 조절, 시간대별 에너지 소비 최적화 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고요 금 시간대에는 전력을 아끼고, 낮은 요금 시간대에 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계통 부하를 조절하게 됩니다. 이러한 수요 반응 시스템은 ESS와 함께 계통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스마트그리드의 대표적인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럽은 이와 같은 기술들을 하나의 통합된 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운영하며, 계통 연계 기준, 응답 속도, 출력 제어 규정 등을 표준화하여 기술 간 연동성과 확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기술 적용이 아니라 전력 계통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으며, 미래형 전력망 구현의 실질적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 간 재생 전력망 통합 모델

유럽은 지리적으로 다양한 국가가 밀집해 있으며, 각국의 에너지 자원 분포가 다르기 때문에 국가 간 전력망 연계가 매우 중요한 전략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유럽형 통합 전력망 시스템으로, ‘슈퍼 그리드(Supergrid)’ 개념이 그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는 수력자원이 풍부하여 남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덴마크와 독일은 풍력 중심의 발전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원 차이를 활용해, HVDC(고전압 직류) 해저 케이블로 각국을 연결하여 전력의 수급을 조정합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NorNed’, ‘NordLink’, ‘BritNed’와 같은 해저 전력망이 있으며, 이들은 유럽 국가 간 전력의 실시간 송수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유럽 전력시장(EPEX SPOT)은 실시간 전력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여, 전력의 생산지와 소비지를 분리하고, 수요-공급 균형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력 가격은 시간대별, 국가별로 변동되며, 이를 통해 풍력 남은 전력을 다른 국가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필요시 외부에서 전력을 수입하는 유연성이 생깁니다.

국가 간 통합은 기술적 연계뿐만 아니라, 법적·제도적 통일도 필요합니다. EU는 이를 위해 공통 전력 계통 코드(Network Code), 운영 규칙, 송전 협정 등을 마련하여, 국가 간 전력망이 동일한 기준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가 경계를 초월한 전력망은 자연재해, 에너지 위기, 지역 불균형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주며, 전체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슈퍼 그리드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래에 구축할 국제 전력망 모델의 좋은 선례가 되며, 재생에너지 자원의 효율적 분산과 국제 협력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됩니다.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중앙 집중형 전력망의 한계를 극복하고, 분산형·양방향 통합망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사례는 이를 위한 기술적, 제도적, 정책적 로드맵을 제시하며, 특히 동북아 슈퍼 그리드와 같은 국제 전력 협력 구상에도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지금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리는 것을 넘어, 계통과 시장, 인프라를 아우르는 '통합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유럽의 경험에서 배우고,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전략을 구체화한다면, 에너지 전환과 전력망 혁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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